아직도 장애인은 나와 우리가족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이들이 많다. 장애인들 역시 부처님의 제자라고 외치지만 정작 부처님 도량에 참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이들은 불교에는 팔만대장경에 담긴 한없는 많은 법문과 함께 많은 불교경전과 서적이 있지만 이를 보지 못한다.

이런 가운데 광림사에서는 2011년부터 시각장애인 불자들을 위한 청각·시각장애인 법회를 열고 있다. 매달 한번은 법산 스님께서 법사로 그들을 격려하는 법어를 내린다.

법회에 동참하는 시각장애인 불자들은 경전을 외우기 위해 손끝으로 한자 한자 만지며 독경을 한다. 〈천수경〉 〈반야심경〉은 물론이고, 법문 내용도 모두들 녹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음 법회에 올 때까지 법문을 계속 듣기 위함이다.

광림사에서 부지런히 점자서적과 음성 녹음 도서를 제작하고 있지만 많은 경비 때문에 길이 막힐 때가 많다.

두눈으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시각장애인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며 평화로움을 느끼기를 발원하며 후원자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언젠가 법회를 마치고 였다. 함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시각장애인 한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스님, 부처님의 형상이 궁금합니다. 특히 부처님이 보이시는 아름다운 미소가 참 궁금합니다. 설명 좀 해주십시오.”

나는 무척이나 당황하였다. 마음을 가다듬고 부처님의 형상을 설명했으나 부처님의 아름다운 미소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했다. 출가자로서 부처님을 설명하지 못한다니 고개를 들기가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반면에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감사함을 몰랐음도 느끼게 됐다.
결국 부처님의 미소를 설명하기 어려워 직원들과 시각장애인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생각해보자고 다음기회로 이야기를 넘겼다.

한 직원이 다음날 조계사 앞 불교용품점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상, 관세음보살상, 지장보살상을 구입하여 출근했다. 기발한 아이디어에 깜짝 놀라서 칭찬했다.

법회일을 맞아 불상을 앞에 놓고 시각장애인 분들이 한분씩 순서대로 손으로 부처님 상호를 만지도록 했다. 부처님 형상을 분야별로 설명하고 특히 입가에 은은하게 있는 미소의 모습도 직접 만져 보게 하며 설명을 하였다.

“우리도 부처님과 같은 아름다운 미소를 띄면서 열심히 살아봅시다.”
“스님, 이런 시간은 제 평생에 처음입니다. 너무 고맙습니다.”

이후 광림사에서 진행되는 법회 마다 시각장애인들의 참석이 늘어났다. 현재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마음으로 가족이 되어 모든 제반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시각장애인 안내견(도우미보살)도 법회에 참석한다. 시각장애인들이 이동할 때 도우미 역할을 해주기에 안내견 보다 ‘도우미보살’이라는 명칭을 주었다.

초반기에 불교 성지순례 법회때에 도우미가 되어주는 안내견이 청정도량 내에 들어 올 수가 없다고 하여 종무소를 뛰어다니고 허락이 안 되면 스님을 직접 뵙고 설명을 드리고 어렵게 법당에 참배하였지만 이제는 스님들과 많은 불자님들의 폭 넓은 이해로 법당참배도 훨씬 수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장애인 불자들이 비장애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사찰을 참배할까 말까 망설이기보다 활발하게 신행활동에 적극성을 보여주어야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는 차별과 편견이 없어지며 장애인 포교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