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선율의 찬불가가 공연장에 울려 퍼지자 무대 위에선, 수어로 음성공양을 올리는 합창단이 음악에 맞춰 부지런히 손을 움직입니다.

목소리 대신 수어로 찬불가를 노래하는 합창단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오롯이 수어로만 펼쳐진 공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깊이 있는 울림과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본각스님 /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 "한 해 두해도 아니고 17년간 우리 몸이 불편하신 분들을 어렵게 모시고 그래서 보는 기쁨도 있고 드리는 기쁨도 있고...오늘 그 작은 보탬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장애인 포교단체 사회복지법인 연화원이 올해로 17회째 '수어사랑 음악회와 자비나눔 한마당'을 마련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일반인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장애인 불자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고 삶의 원동력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이 한 데 모아졌습니다.

[해성스님 / 사회복지법인 연화원 대표이사] : "장학금은 주십니까, 멋진 공연은 하실 수 있습니까 여러 차례 많은 전화를 받았습니다...누구보다도 더 힘든 장애인들과 함께 나누며, 마음을 전하며 잠시나마 아픔을 씻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

장애인 불자들은 평소 즐기기 어려웠던 문화적 체험 기회를 맘껏 누리며, 비장애인과 어우러져 잠시나마 고단함을 잊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음악회에서는 문화공연뿐만 아니라 장애인 단체들을 위한 자비 나눔 행사도 진행해 연말연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의미도 되새겼습니다.

연화원은 법정스님의 '진리의 말씀' 법구경 점자책을 시각장애인 불자들에게 기증했고, 장애인 단체에는 자비의 쌀을, 장애인 가정에는 장학금을 전하는 등 보시행을 실천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장애인 포교 활성화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격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법산스님 / 동국대학교 전 이사장] : "가난한 장애인의 재활을 위하여 어렵게 고군분투 오로지 한 몸 불태우는 촛불처럼 살아가는 현장은 참으로 거룩하다고 할 따름입니다."

이번 행사에는 불자 연예인들도 참여해 장애인 가족들에게 흥겨운 무대를 선보이며 재능기부를 통한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자비의 수어 공연은 차별 없는 세상을 발원하는 불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우리 사회에 화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전국비구니회관에서 BBS 뉴스 류기완입니다.